읽 는  사 람 들

 

사이버스페이스의 男과 女


  홈




男과 女, 이 한 없이 반복되어온 인류의 영원한 논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가 않다. 사이버스 페이스에서의 이러한 남성 우세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어왔다. 남성 우월론자들은 컴퓨터 기술 자체가 태생적으로 남성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페미니스트의 반론은 이러한 남녀의 차이가 문화적 편견의 비뚤어진 압력에 의한 것이거나, 혹은 현재의 컴퓨터 문화가 남성 중 심적으로 만들어져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일, 후자의 경우라면, 여성적인 사이버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필자는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X 라는 아이에 대한 임상학적 보고서"라는 창작 뮤지컬을 구경하게 되었다. 주인공인 'X라는 아이'는 남녀간의 차이를 연구 하기 위한 은밀한 X계획의 실험대상이었다. X는 출생시부터 아무도 성별을 알 수 없도록 계획되었고 양부모의 손에서 자라났다. 그러니까, X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그저 'X'일뿐이었 다.

남녀에 대한 사회의 차별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X의 성장과정을 통해 누구누구는 남 자니까 씩씩하고 전쟁놀이를 해야 한다거나, 누구는 여자니까 얌전하고 고무줄 놀이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마지막의 피날레 곡인 <우리도 X처럼>은 스스로가 자유롭게 자신의 삶의 형식을 선택한 X에게 우리 모두의 내일이 있다 고 노래한다. 작가는 남녀간의 차이가 문화적 편견의 산물이며 이런 차이로부터 자유로운 X 야 말로 이상적 인간형임을 그리고자 한 듯했다.

무척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그런데, "남녀 간의 차이가 단지 문화적 편견만에 의한 것일까?", "남자도 여자도 아닌 X로 자라는 것이 정말로 행복한 것일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세계는 어떤 곳일까?"하는 의문들이 쉽 게 떨쳐지지 않았다.

사이버스페이스는 남녀간의 차이에 대한 대표적인 실험장일 것이다. 왜냐하면, 사이버스페이 스에서 각각의 아이디(id)나 화신(avator)으로 만날 때는, 상대가 남자거나 여자인 것이 중요 치 않기 때문이다. 나이도 인종도 국적도 피부색도 문제될 게 없다. 네티즌에게는 그들이 남 자이거나 여자이어야 할 의무가 없다.

그들은 'X라는 아이'처럼 그저 그 순간 그 곳에 존재 할 뿐이다. 그래서, 사이버스페이스야말로 진정으로 성차별이 없는 새로운 세계라고 예견되 기도 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사이버스페이스마져도 수 많은 성차별 주의자가 득실거리고 남녀간의 갈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현실세계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오히려 남녀간의 차이를 더 심화시키는 곳으로 우려되기까지 한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남성들이 사이버스페이스를 선점한 듯 보인다. 남성들은 특유의 도전의 식과 공격적 파괴력으로 사이버스페이스를 압도하고 있다. 컴퓨터게임의 주종은 쏘고 죽이 는 파괴적인 것이다. 사내아이들의 놀이다. '게임보이'라는 이름을 보라! 한 연구에 의하면 여성들은 남성들과 달리 컴퓨터 게임의 캐릭터가 총에 맞아 죽어야 하는 것 자체도 몹시 언 짢아 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게임의 고안자가 대부분 남자라는 것도 한 몫 한다. 고전적으 로 신기술은 남성의 영역에 속해 있었고 여자들은 기술 공포증을 갖는 것으로 묘사된다. 남 성은 본능적으로 신기술에 유혹을 느낀다. 남성들은 목숨을 걸고 가장 빠른 자동차 경주에 뛰어들듯이, 가장 빠른 컴퓨터를 소유하고 그것을 그들의 힘의 상징으로 여기며 자신의 물 리적 힘의 직접적인 확장으로 생각한다.

사이버스페이스에는 남성 회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여성의 이름을 가진 신참 회원이 네 트에 들어오면 회원들의 즉각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곧 이어 이들은 엄청난 양의 구애 편 지와 치근덕거리는 남성들에게 시달린다. 나이와 외모, 성적 취향에 대한 어리석은 질문 공 세가 쏟아진다. 남성들이 주로 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대에게 무례한 언사나 욕설을 퍼부 어대는 플레임(flame)은 정말로 여성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 몇 번의 플레임을 견디다 못 해 네티즌 되기를 포기한 여성들도 많다고 한다. 공격적 힘 겨루기나, 외설적인 사이트에 접 속해서 밤을 새우는 일, 그런 그림을 여성 회원에게 이메일로 보내거나 게시판에 게시하는 일..... 남자들이 매일 매일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는 바로 그런 일들이 정말로 여자들을 화나 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흔히 '정복할 것이냐, 정복당할 것이냐'하는 상황에서 쉽게 흥분된다고 한다. 그들은 상대에게 "우리의 규칙을 따르라, 그게 싫다면 당장 꺼져 버려!"라 고 퍼붓고는 방아쇠를 당겨버린다.

남과 여, 이 한 없이 반복되어온 인류의 영원한 논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가 않다. 사이버스 페이스에서의 이러한 남성 우세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어왔다. 남성 우월론자들은 컴퓨터 기술 자체가 태생적으로 남성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페미니스트의 반론은 이러한 남녀의 차이가 문화적 편견의 비뚤어진 압력에 의한 것이거나, 혹은 현재의 컴퓨터 문화가 남성 중 심적으로 만들어져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일, 후자의 경우라면, 여성적인 사이버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초창기의 사이버스페이스는 문화는 주로 남성들의 손으로 남성 중심적으로 만들어져 왔다. 쏘고 죽이는 대부분의 컴퓨터 게임의 디자이너가 남자들이고, 여성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컴 퓨터 용어들을 만든 것도 남성들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약 5세까지는 남녀간 컴퓨터 사용 율의 차이가 없으나, 이 나이가 지나면서 여자아이들의 컴퓨터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여 조기에 여자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한다. 컴퓨터는 시행착오를 두 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빨리 배우도록 설계 되어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여자아이들은 컴퓨 터 사용 중에 실수를 하는 것에 대해 더 민감하여 쉽게 좌절한다고 하며 좀더 관용적인 프 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여학생 전용 컴퓨터 교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 다. 여성의 컴퓨터가 고장을 일으키면 수많은 남성들이 앞 다투어 두 팔 벗고 고쳐주며 자 신의 실력을 뽐내려 한다. 그런데, 기사도라고 미화된 이런 행위가 여성들로부터 문제를 스 스로 해결하는 기회를 박탈하여 여성의 컴퓨터 실력을 저하시킨다고도 한다.

최근에 여성전용 통신망이 인기를 끌고있다. 여성전용 팻말이 붙은 곳에는 욕설이나 외설이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자아이들이 단순한 '쏘고 맞추기 놀이'를 좋아한다면 여자 아이들은 좀더 비선형적이고 다양한 해결 방법이 있는 복잡한 놀이를 좋아하며, 개인적인 놀이보다 집단으로 하는 경우에 흥미를 갖는다고 한다. 남성들이 승리나 패배냐의 싸움을 즐기는 반면, 여성들은 협동적인 작업에 흥미를 갖는다고 한다. 남성들이 "누가 대장인지를 가르쳐 주고야 말겠어,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고 할 때 여성들은 "이 기계는 잘 조화를 이 루지 못하는 군! 이딴 건 치워버려!"라고 한다. 남성들이 컴퓨터를 통해서 우주를 정복하겠 다고 생각할 때, 여성들은 실생활에서의 쓸모, 즉 냉장고나 세탁기에서처럼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완전한 모성을 찾는다고 한다. 남성들의 관심 사항은 신기술 그 자체이다. 그들 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밤새워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자신들의 고성능 컴퓨터에 관한 것이 다. 사이버스페이스에 대한 남녀의 견해는 무척 다른 것 같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메일에 관해서는 남녀 모두가 무척 좋아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에게는 이 메일이 그들의 관계를 넓히고 의사소통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며, 오늘 스무 통의 이메일 을 받았다면 사이버스페이스를 통해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 진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 싫어하는 남성들도 이메일에서는 순순히 자신의 이야기를 털 어놓는다. 마주 앉아 쳐다보는 상황에서는, 그런 불편하고 쑥스럽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는 한 마디도 못 했을 사람이, 그들이 즐기는 신기술과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완충지대에서 오는 안락감에 취해서인지 쉽게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도 남과 여의 차이에 대한 기나긴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이버스페이스도 우리들의 정신과 감정이 이입된 우리의 창조물이라는 것이다. 사이 버스페이스를 구축한 정보기술(IT : Information Technology)은 그(he)나 그녀(she)가 아닌 우리가 만들어 왔고 또 만들어 갈 그것(IT)이다. 우리의 아이들을 X로 키우는 것이 행복인 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의 정신적 산물인 사이버스페이스는 X처럼 자유롭게 가꾸어 가야 할 것이다.
 

1997.6 김 주한 Internet
 
I am gonna get mail 글 쓰기